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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명 의대증원 맞춰 늘어나는 교수·시설…5년 후 운명은?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정부가 최근 2025학년도 전국 의과대학 학생 2000명 증원 배분 결과를 발표하고, 각 의대는 내년도 신입생을 맞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특히 서울 소재 의과대학은 신규 정원을 단 한 명도 배정받지 못한 반면, 비수도권은 2000명의 82%에 해당하는 1639명이 증원되며 학생들을 수용할 강의실과 강의를 진행할 교수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은 2025학년도부터 5년 동안 매년 2000명씩 총 1만명의 의대생을 증원한다는 것으로, 그 이후에도 정원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각 의과대학은 시설을 어디까지 확충해야 하는지도 결정짓기 어려운 상황.특히 정원이 400% 증가한 충북의대 등 국립의과대학들은 급격한 증원에 따라 의사 육성을 위한 교육 인프라를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메디칼타임즈는 국립의대별 전임교원과 수련병상 병상규모 등을 기반으로 신규 증원에 따른 향후 의학교육 전망에 대해 알아봤다.■ 국립의대 교수 1000명 증가해도…담당학생 2.53명→3.31명 부담특히, 권역책임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지역의 필수의료를 뒷받침하겠다는 정부 기조에 따라 지역거점 국립의과대학들은 대규모 증원을 받았다.서울의대를 제외한 지방 거점 국립대 9개교(경상국립대·경북대·부산대·전남대·전북대·충남대·충북대·강원대·제주대) 모두 신규 정원을 배정받아 오는 2025학년도 세 자릿수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한다.신규배정이 가장 많은 곳은 충북의대로 기존 49명에서 151명이 증원됐다. 이외에도 ▲경북의대 ▲경상국립의대 ▲부산의대 ▲충남의대 ▲전남의대 ▲전북의대 등의 정원이 200명으로 늘었다.충북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400% 증원은 누가 봐도 비상식적인 숫자"라며 "건물은 차지하더라도 가르칠 교수와 실습을 위한 병원 규모, 카데바 등이 기본적으로 4배 이상 확충돼야 하는데 가능하겠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정부는 국립의대 전임교수 1000명 증원과 함께 추가 지원을 약속하며 의학교육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하지만 교수 증원에 성공한다 해도 증원된 학생 비율을 따라잡지 못해 의학교육 질 저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의대 증원 결과, 국립의대 정원은 기존 826명에서 806명이 신규 배정돼 총 1632명으로 늘었다. 기존 정원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하지만 전임교수는 기존 1954명(대학알리미 공시 기준)에서 1000명 확보에 성공한다 해도 2954명으로 늘어 학생 증가 폭을 따라잡기 힘들다.이번 의대 증원 결과, 국립의대 정원은 기존 826명에서 806명이 신규 배정돼 총 1632명으로 늘었다. 기존 정원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국립의대의 전임교수 1명당 담당 학생 수는 현재 기준 2.53명에서, 2000명 확대 후 3.31명(교수 1000명 증원 반영)으로 증가하게 된다.특히 학생이 가장 많이 증가하는 충북의대는 전임교수가 133명으로 9개 국립의대 중 가장 적어 대규모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충북의대는 전북의대와 비교했을 때, 교원 수와 수련병원 병상수가 유사함에도 정원은 3배 이상 차이를 보여 정원도 유사하게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 현재 국내 의과대학 전임교수 1인당 학생 비율은 고등교육법 등에 따른 법정 학생 정원인 8명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미국과 같은 의료선진국의 경우 전임교수 1인당 학생비율 평균은 0.45명에 불과해 이미 격차가 큰 상황. 현재 전국 40개 의과대학 기준 교수 1명당 학생정원인 1.69명 수준에서도 훨씬 후퇴한다.한국의학교육평가원 한희철 이사장(고려의대 교수)은 "전임교수 1000명을 늘려도 이들이 의대 출신 MD교수가 아니라면 의학 교육의 질을 장담할 수 없다"며 "이공계 출신 교수는 전공의 다르다 보니 기초의학을 가르칠 때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이어 "MD출신 기초의학 교수는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도 하려는 사람이 없어 인력을 수급하기 매우 어려워 지방의대가 증원 규모에 맞는 교수를 확충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기초의학은 의대 교육의 근간이 되는 만큼 최대한 많은 MD교수 확보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급격한 의대증원은 의과대학을 넘어 이들의 인턴 및 전공의 수련까지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높다.■ '카데바·병원 실습' 부족…레지던트 수련까지 질 저하 예상 교수뿐 아니라 대규모로 늘어난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과 실습 환경 확보 역시 중요한 문제다.강원대와 울산의대 등은 강원대는 올해 안에 건물 신축과 리모델링 등을 통해 새로운 학생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북의대와 동아의대 등은 이미 지난해 캠퍼스 내 의대 건물을 신축했다.하지만 의대교수들은 2025학년도 신입생 선발까지 시간이 1년도 남지 않은 현시점에서 충분한 시설을 확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전국의과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조윤정 언론홍보위원장은 "실제 고려대 의대 내 기존 교육 시설을 최근 새롭게 리모델링한 사례가 있는데 130명을 가르칠 공간을 만드는 데 들인 시간은 총 4년, 비용은 250억원"이라고 강조했다.해부학 실습에 필요한 카데바 부족 또한 문제. 충북의대는 연평균 10개의 시신을 기증받아 49명의 학생들이 해부실습을 진행했는데, 당장 정원이 200명으로 늘며 카데바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할 전망이다.급격한 의대증원은 의과대학을 넘어 이들의 인턴 및 전공의 수련까지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높다.충북대병원 권순길 교육수련부장(신장내과)는 "지금 우리병원은 인턴 TO가 32명에서 증원을 요청해 35명이 됐다"며 "자교병원 수련을 독려한다는 정부 기조에 따르면 인턴 TO를 200명으로 늘려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1000병상도 안되는 충북대병원은 환자보다 의사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병상을 늘린다 해도 그 비용을 어디서 충당할 것이며 또한 늘어난 인력에 대한 인건비는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 의문"이라며 "한 해에 200명의 인턴이 들어오면 교수 1인당 학생 20명이 몰려다니며 병원 실습이 회진을 구경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의사가 많아지면 그만큼 교육의 기회가 박탈당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권순길 교수는 "우리병원은 지역상급종합병원으로 희귀암 등 다양한 환자군을 경험할 수 있고, 교수와 학생 간 활발히 환자에 대해 논의를 나누며 실습 교육이 우수한 편인데 안타깝다"며 "학생 일부는 병실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수련생활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국립의대 전임교수 1000명 확보와 관련해 "지금도 새로 교수가 입사하면 거주지부터 살펴보는데 가족은 수도권에 있고 본인만 지방에 내려와 근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이런 분들은 서울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빠르게 유출된다. 지방병원에 어떻게 그 많은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 관계자는 "의대 정원을 늘린다니 대학들이 활발하게 의대 시설과 교수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5년 뒤를 고려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전임교수를 다시 자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시 학생이 줄어드는데 늘어난 교수 인건비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대 정원, 5년 뒤에도 증원 유지될 가능성 높다"5년 뒤 정부가 의사인력수급이 적정하다고 판단해 다시 의대 정원을 조절할 경우, 늘어난 시설과 교수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또한 의료계 관심사다.의학 전문가들은 5년 뒤에도 정부가 계속해서 2000명 증원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 관계자는 "의대 정원을 늘린다니 대학들이 활발하게 의대 시설과 교수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5년 뒤를 고려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전임교수를 다시 자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시 학생이 줄어드는데 늘어난 교수 인건비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결국은 계속 최근 발표한 정원을 유지해야 하지 않겠냐"며 "한 번 정원을 늘렸기 때문에 시민사회 등 반대로 다시 감축하기는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인구는 매년 급격히 감소하는데 의사는 매년 5000명씩 배출되는 상황이 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익명을 요구한 지방 국립대병원 교수 또한 "왜 아무도 5년 뒤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5년 뒤 늘어난 교수를 해고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일반 회사원도 그런 식으로 고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어 "결국 늘어난 부담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등록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의대 정원이 다시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정부는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늦어도 내년까지 향후 정원을 추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의대정원 관련 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회 산하의 객관적 정원 추계 시스템을 통해 10년 후 의사 정원의 증감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5년 뒤 의대 정원을 감축해도 늘어난 국립대 교수 1000명을 줄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대학병원이 진료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연구를 병행해 삼박자가 균형을 갖는 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연구, 교육 중심의 수련병원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향후 대규모 교수 증원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이런 점들을 감안해 기계적으로 의대 정원이 감축한다 해서 교수 정원을 줄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2024-03-25 05:30:00정책

의대 2000명 증원 발표…충북의대 49명→200명 4배 증원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오는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이 2000명 증가하는 가운데, 서울 소재 의과대학은 단 한 명의 신규 정원도 배정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인 지역에 361명, 비수도권에 1639명이 신규 정원으로 배정됐다.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이주호)는 3월 20일 서울청사에서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대학별 배정결과를 발표했다.오는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이 2000명 증가하는 가운데, 서울 소재 의과대학은 단 한 명의 신규 정원도 배정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인 지역에 361명, 비수도권에 1639명이 신규 정원으로 배정됐다.교육부는 2월 22일부터 3월 4일까지 대학의 증원 신청을 받고,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관련 전문가로 구성한 '의과대학 학생정원 배정위원회'(이하 배정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 분인 2000명에 대한 지역별・대학별 정원을 배정했다.이번 의과대학 정원 배정은 모든 국민이 어디서나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목표로 이뤄졌다.우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비수도권에 약 80%의 정원을 우선 배정하고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과 경인 지역 간의 의대 정원 불균형과 의료여건 편차 극복을 위해 경인 지역에 집중 배정했다.총 2000명 중 수도권 대학에는 증원인원의 18%에 해당하는 361명이 경인 지역에 신규로 배정됐으며, 비수도권 대학에는 증원인원의 82%에 해당하는 1639명이 신규로 배정됐다.정원 50명 미만 소규모 의과대학의 경우는 적정규모를 갖춰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총정원을 최소 100명 수준으로 배정했다.비수도권 의과대학은 지역의료여건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역의 교육여건과 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총정원 규모를 120명에서 150명 수준으로 확대했다. 의료여건이 충분한 서울 지역은 신규로 정원을 배정하지 않았다.서울 의과대학에 대한 역차별이 아니냐는 지적에 이주호 장관은 "서울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3.61명으로 경기 1.80명, 인천 1.89명 등과 편차가 크다"며 "서울 소재 의대는 이미 학교당 평균 정원이 103명인데 비해 경인지역은 절반도 안 되는 42명에 불과해 편차를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이어 "특히 서울은 지역적으로 최상의 의료여건을 갖추고 있으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형 상급종합병원이 있는 등의 현실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국립대병원 200명 정원 확보, 충북의대 49명→200명 대폭 증가또한 권역책임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지역의 필수의료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의료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거점 국립의과대학은 총정원을 200명 수준으로 확보하도록 배정했다.이로 인해 정원이 49명에 불과했던 충북의대는 151명이 증원돼 2025학년도 20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이주호 장관은 "의과대학별 실습병원 현황을 보면 국립대의 경우는 대다수가 소재지역에서 실습을 받는 반면, 일부 사립대는 수도권에서 실습을 진행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사의 근무지역 선택 시 출신 지역 의대, 전문의 수련 지역 등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이러한 점을 검토했다"고 말했다.이어 "지역경험이 지역 근무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기 때문에 지역 거점대의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이주호 장관은 "배정위원회는 학교별 신청자료 등을 토대로 각 대학의 현재 의학교육‧실습 여건과 향후 계획의 충실성, 그간 지역‧필수의료에 대한 기여도와 향후 기여 의지 등을 종합 검토했다"며 "학교별 신청 규모를 상회하지 않는 선에서 증원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교육부는 사회부총리 부처로서 의대 정원 증원 이후 의학교육의 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유관부처와 긴밀히 협력하여 교원 확보, 시설‧기자재 등 확충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이주호 장관은 "이번 의대정원 배정확대는 의료개혁의 시작"이라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격차를 적극 해소하는 새로운 의료 생태계를 조성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이어 "교육부는 향후 대학 파트너로서 의대정원 증원에 따른 대학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고 직접 대학을 방문해 적극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자료제공: 보건복지부또한 정부는 대학별 증원규모가 큰 대학에 대한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가 협력할 계획이다.이주호 장관은 "의대증원에 따른 교육여건 개선을 최우선적으로 지원한다"며 "먼저 국립의대는 오는 2027년까지 전임교원을 확충하고, 정 인원 규모에 따라 추가로 필요한 교원, 시설, 실습공간, 설비‧기자재 등 대학별 수요를 조사하여 예산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이어 "사립의대 또한 수요조사를 거쳐 필요성이 인정되면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사학진흥기금 융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4-03-20 14:18:32정책

국립의대 전임교원 1천명 늘리면 지역의료 살아날까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보건복지부가 지역의료 활성화 일환으로 발표한 국립대 의과대학 전임교원 1천명 증원 정책은 실효성이 있을까.19일 국립대병원 교수들은 "보여주기식, 마구잡이식 정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있던 교수도 사직하는 마당에 1천명 증원이 가능한가"라는 회의적인 반응이다.■전임교원 증원규모 긴급 요청…주먹구구식 급진적 정책보건복지부는 19일까지 국립대 의과대학에 전임교원 증원 수요조사 결과 제출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병원계에 따르면 정부는 약 일주일전 전국 국립의대에 진료과목별 전임교원 적정 증원 규모를 파악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각 전문과목별 주임교수는 긴급하게 적정 증원 규모를 제출했다.복지북 국립의대 전임교원 1천명 확대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 의료현장에선 기대보다는 우려가 높다. 전국 의과대학별로 의대생 증원 수요조사에 이어 전임교원 증원 수요조사를 실시하자 일선 교수들은 기대감 보다는 우려가 높은 분위기다.국립의대는 매년 2회, 교육부에 전임교원 수요조사 결과를 제출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복지부가 수요조사 결과를 요청했고, 시점 또한 평소 제출했던 시점과는 달랐다. 즉, 평상시 전임교원 증원과 다른 목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했다는 의미다.국립의대 한 교수는 "국립의대 전임교원 정원은 1명 늘리기도 쉽지 않은데 1천명을 늘리겠다는 것은 (의대증원 등)다른 목적이 눈에 보이는 행보"라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전임교원 1천명 숫자 장난…실제 인력 증가 '글쎄'국립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발표한 '전임교원 1천명 증원=의료진 1천명 충원'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기존의 임상교수, 기금교수 등 의료진을 '전임교원' 트랙으로 전환하는 것일 뿐 추가적으로 의료진을 충원하는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고 봤다.정부는 전임교원 인건비를 일부 지원하면 그만큼 추가적인 의료진 충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막상 의료현장의 반응은 달랐다.익명을 요구한 지방의 한 국립의대 교수는 "현재 기금교수를 전임교원으로 전환한다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는 엄밀히 말해 인력 보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결국 정부는 지역 공공의료 인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하는 국립의대 전임교원을 파격적으로 증원하겠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의료진 증원과는 무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이와 더불어 현실적으로 전임교원 1천명 증원 정책 추진이 가능할까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평소 예산부족으로 정년교수 정원이 발생하지 않으면 1명 증원의 어려움을 호소했던 정부가 갑자기 1천명 증원 여력이 된다는 것에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봤다.국립의대 전임교원 증원 정책 실효성 제기와 더불어 현실성 또한 떨어지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높다. ■달라진 세태…전임교원 확대 실효성 '글쎄'또한 급변한 세태에 정책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과거 4~5년 전까지만 해도 국립의대 전임교원은 신분의 안정성 등을 고려해 선호하는 경향이 짙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와 더불어 의료계 총파업 사태를 겪고 의료시장이 빠르게 바뀌면서 더이상 의대교수에 대한 로망이 줄어든 현 시점에 정책 실효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의료진들의 공통된 시각이다.지방 국립의대 교수는 "2020년 총파업 당시에 제시했으면 환영받았을 수도 있지만, 한발 늦은 정책"이라고 지적했다.특히 전임교원 신분의 까다로운 기준도 장애물이라고 봤다.전임교원 신분을 유지하려면 일정 수준이 이상의 논문 등 기준을 갖춰야 가능하다. 즉, 진료 등 임상역량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연구를 지속하면서 수준 높은 논문을 제출해야하고 교육·수련 역할도 하는 등 고강도 업무를 버텨내야 한다.과거에는 국립의대 교원이라는 자부심으로 버텼지만 최근 의대교수의 개원·봉직 러시 분위기 속에서 까다로운 기준을 유지해야 하는 전임교원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지 의문이라는 얘기다.서울의대 한 교수는 "의대증원 사태와 맞물려 국립의대 전임교원 증원 등 모든 정책이 고민없이 쏟아내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라며 "진정성 있는 정책 추진이 아쉽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2024-03-20 05:20:00병·의원
초점

"의대교수 넉넉하다?"…의료후진국 기준 들이대는 정부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의대교수 1인당 법정 학생정원이 8명인데, 현재 의과대학 평균은 1.6명에 불과하다. 의대 정원을 증원해도 전임교수 수는 매우 넉넉하다."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의대증원이 의학교육 질을 떨어트릴 것이라는 의료계 주장에 이같이 반박했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 또한 "의과대학 전임교원 1명당 학생수가 1.6명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며 '개인 과외' 수준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우리나라 의료기술은 이미 세계를 선도하며 위상을 떨치고 있다. 의학교육 역시 이를 뒷받침할 수 있을 정도의 우수한 수준이 유지돼야 할 것이다.국내 의과대학 교수는 한 해에 2000명을 증원해도 교육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충분한 걸까?메디컬타임즈가 국내 의과대학과 대표적인 의료선진국으로 알려진 미국 의과대학의 전임교원수를 비교하며, 적절한 전임교수 대 학생 비율에 대한 의학교육전문가 의견을 들어봤다.■ 교수 1인당 학생정원 '울산의대 0.25명-동국의대 4.26명'고등교육법 등에 따르면 국내 의과대학 교수 1인당 법정 학생 정원은 8명이다.대학알리미 기준 2023년도 국내 40개 의과대학 전임교원은 총 1만779명에 학생 1만8288명이다. 교수 1명당 학생정원은 1.69명 수준으로, 법정 학생 정원 8명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학교별로 살펴보면 가톨릭의대에서 가장 많은 전임교수가 근무하고 있었다. 교수 544명에 부교수 153명, 조교수 175명 등 총 872명이 속해있었다. 가톨릭의대 학생 정원은 한 학년에 93명으로 총 558명이기 때문에 교수 1명당 학생 비율이 0.63명 수준이다.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의대는 의대정원이 학년당 40명인 '미니의대'에 해당하지만, 전임교원은 총 631명으로 가톨릭의대 뒤를 이었다.울산의대 교수 1인당 학생정원은 0.25명으로 전국 40개 의과대학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삼성서울병원이 뒤에 있는 성균관의대 또한 정원 40명의 소규모 의대지만 전임교원은 492명에 달했다. 교수 340명, 부교수 93명, 조교수 59명으로 전임교원 1인당 학생정원은 0.33명이었다.이외에도 ▲차의과대 0.48명 ▲을지의대 0.54명 ▲인제의대 0.62명 ▲한림의대 0.67명 ▲순천향의대 0.68명 ▲아주의대 0.76명 ▲가천의대 0.77명 등으로 교수 1인당 담당해야 하는 학생 수가 1명을 넘지 않았다.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울산의대와 성균관의대를 예시로 들며 국내 전임교원수가 매우 넉넉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하지만 의료계는 재정이 넉넉한 최상위 의과대학 사례만을 선택적으로 언급했다고 지적했다.실제 동국의대는 교수 29명, 부교수 12명, 조교수 5명의 총 46명의 교수가 근무 중으로 국내 의과대학 중 전임교원 규모가 가장 적었다. 동국의대 학생 정원은 49명으로 교수 1명당 학생 4.26명을 담당하고 있었다.조선의대 또한 학년당 125명을 선발해 규모가 큰 의대에 속했지만, 전임교원은 총 122명에 불과했다. 교수 당 학생 비율은 4.1명이다.국내 의과대학 중 신입생 정원이 142명으로 가장 많은 전북의대는 교수 101명에 부교수 37명, 조교수 36명 등 총 174명이 전임교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연세의대(미래) 2.93명 ▲원광의대 2.72명 ▲고신의대 2.25명 또한 교수 1인당 평균 학생이 2명을 넘어섰다.■ 하버드의대 학생 1명당 교수 '18명' 수준…미국의대 평균 '2.18명'대표적인 의료선진국으로 알려진 미국 의과대학의 경우는 어떨까.의료 수준을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뽑은 '2024 세계 최고 병원 순위'에 미국 일류 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그 위상을 입증했다.하지만 의학 교육 질 차이에 있어서는 아직 의료선진국의 위상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은 현재 총 160여개의 의과대학을 운영 중이다. AAMC 자료를 기반으로 160개 의과대학에서 근무하는 전임교원은 총 20만1112명에 달한다.미국은 현재 총 160여개의 의과대학을 운영 중이다. AAMC 자료를 기반으로 160개 의과대학에서 근무하는 전임교원은 총 20만1112명에 달한다.기초의학교수 1만9740명, 임상교수 17만7468명, 그 외 3904명 등이다.미국 의대 정원이 한 학년당 2만3000명 수준인 것을 고려해 보면, 전임교수 1인당 학생비율은 평균 0.45명 수준에 불과하다. 학생 1명당 교수 2.18명이 배정되는 것과 같다.우리나라는 의과대학 학생 1명당 교수 0.58명과 비교했을 때 격차가 컸다.특히 미국에서 최고의 의과대학으로 여겨지는 하버드의대(Harvard University Medical School)는 기초의학교수 356명과 임상교수 9788명을 포함해 전체 전임교원이 1만명을 넘어서 국내 전체 의과대학 전임교원 규모와 비슷했다.하버드의대 학생 정원이 160명인 것을 고려하면 학생 한 명당 담당 교수가 15.8명에 육박하는 것이다.콜로라도 의과대학(University of Colorado School of Medicine) 또한 기초의학교수 345명과 임상교수 5133명으로 총 5478명의 전임교수가 근무 중이었다.에드워드 헤버트 의과대학(Edward Hebert School of Medicine)은 기초의학교수가 803명으로 미국 의과대학 중 가장 많았다. 이 학교의 한 학년도 입학 정원은 169명이다.세계 최고 의료센터인 텍사스 메디컬센터에 위치한 베일러의과대학은 기초의학교수 376명, 임상교수 3785명, 그 외 43명 등으로 총 4204명의 교수가 있다. 베일러의과대학은 미국 사립의대 중 등록금이 가장 낮은 것으로 유명하다.이외에도 ▲아이칸의과대학(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 ▲예일의과대학(Yale School of Medicine)  ▲세인트루이스 워싱턴의과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 School of Medicine) ▲인디애나의과대학(Indian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존스홉킨스의과대학(Johns Hopkins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등이 3000명 이상 전임교수를 확보하고 있었다.■ "임상의료는 선진국 수준인데…교육은 미달 우려"국내 의학전문가는 급격한 의대증원이 의료선진국과의 의학 교육 격차를 벌려, 결국 전반적인 의료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은 "이제 한국은 국민이 의료를 위해 해외를 나가지 않을 정도의 의료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며 "하지만 왜 의학교육은 선진국이 아닌 후진국 잣대에 맞춰 판단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특히 안덕석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의과대학 법정 학생정원은 제정된 지 수십 년이 지난 고등교육법 등에 근거하는 기준으로 현대와 맞지 않는다"며 "임상 분야는 세계 최고의 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교육 측면에서는 우리나라는 의대 학생 1인당 교수가 1명이 되지 않고 미국은 2명 이상으로 이미 격차가 난다"고 강조했다.이어 "교수 1명당 학생 8명이라는 비율은 아프리카 등과 같은 의료후진국과 비교해 볼 수준"이라며 "임상 역시 아프리카 수준으로 후퇴하겠다는 것이냐"라고 덧붙였다.더욱 심각한 문제는 의학교육의 근간이 되는 기초의학을 가르칠 교수의 씨가 마르고 있다는 점이다.기초의학은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 약리학, 미생물학, 기생충학, 병리학 예방의학 등 8개 분야를 말한다.신현영 의원실이 전국 34개 의대교실별 교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기초의학담당 교수는 총 1131명으로 교수 1인당 학생수가 13.7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호남권 의과대학의 경우, 기초의학 교수는 114명에 비해 의대학생수는 2815명으로, 교수 1인당 24.7명의 학생을 담당하고 있었다.의학교육 평가 '인증' 기준에 따르면, 기초의학 전임교수는 25명 이상이어야 한다.한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협회 연구위원회 관계자는 "기초의학교수 부족 현상은 의대 증원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된 문제로 의과대학에서 성과바탕교육이 강조되면서 더더욱 해결책을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특히 기초의학분야는 향후 5년 이내 정년퇴임 예정인 교수가 많기 때문에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이어 "기초의학교수 확보에 대한 구체적 계획 없이 의대규모를 2000명 확대하는 것은 의학 교육의 질을 크게 저하할 것"이라며 "특히 정부에서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지방사립대는 의평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2024-03-18 05:30:00정책

전공의 사직이 불러온 '전달체계 정상화' 제도화하려면?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전공의 사직 이후 의도치 않게 의료전달체계 정상화를 가져왔다. 의료개혁을 추진 중인 정부는 자연스럽게 현실화 된 전달체계 정상화를 제도화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보건복지부는 15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의료개혁, 상생의 의료전달체계'를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열고 그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앞서 코로나19 당시에도 잠시 전달체계가 정상화 됐지만 이후 과거로 회귀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들은 현재 정상화된 의료전달체계가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적극적으로 제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같이했다.이날 발제를 맡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선임연구위원은 '지역완결 의료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방향 및 과제'를 주제로 정부의 의료개혁이 성공하기 위해 추진해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대책은 그동안의 의료정책을 총망라한 듯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보사연 신현웅 선임연구위원은 의료전달체계 제도화 방안을 제시했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전공의 사직 사태를 언급하며 '위기 속의 기회' 로 그동안 정부가 수년 째 시도했지만 이뤄내지 못한 상급종합병원 내 경증환자 축소, 응급실 전달체계 등을 현실화했다고 짚었다.환자 스스로 경증인 경우 2차병원을 이용하고, 중증응급이 아닌 경우 지역 내 인근 병원을 이용하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중증진료·교육·연구 중심으로 상급병원 개편을 추진하고, 지역 2차병원을 집중 육성해 필수의료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또한 환자들의 이용이용을 제한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도 제시했다. 과거에는 구체화되지 못했던 환자의 본인부담금 인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그는 "환자의 과다·부정적, 경증·비필수 의료이용에 대해서는 본인부담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한다"면서 "필요도 기반의 본인부담차등제를 확대해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실손보험 보장범위에 대해서도 필요도를 반영,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한편, 의료기관에는 지역 필수의료 중심의 평가·인증체계 개편을 통해 필수의료 역할을 하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보상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짚었다.신현웅 선임연구위원은 "20여년간 보건의료정책 연구를 해왔는데 최근처럼 신속하게 추진되는 것을 처음 본다"면서 그 예로 의료사고특별법, 전공의 수련제도 개편, 국립의대 전임교원 1천명 증원, PA간호사 제도화 등을 짚었다.그는 국립의대 현재 정원이 1천명 수준인데 향후 1천명을 더 늘린다는 파격적인 제도가 가능한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하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혁의 장이 열렸다"라며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심평원 최수경 센터장은 정부가 추진해온 의료전달체계 정상화 노력을 발표했다. 또한 심평원  최수경 건강보험혁신센터장은 지역 내 응급심뇌혈관질환 등 중증진료를 강화하고, 수도권 대형 대학병원으로 암 환자 쏠림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최 센터장에 따르면 수도권 대형병원에 의료자원이 집중 분포된 상황. 서울·경기에 상급종합병원 42.2%가 집중돼 있고 종합병원도 33% 포진해있다.이는 1,2차 즉 병·의원급을 거치지 않고 3차의료기관으로 갈 수 있는 구조의 한계 때문. 3차 병원 이용환자 중 입원 44%, 외래 64%가 1, 2차 의료기관에서 진료가 가능함에도 대부분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최 센터장은 현재의 한계점을 개선하고 환자중심 전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의료정책 역사상 유래 없는 의료개혁을 선포했다"면서 "의료개혁은 필수의료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의료시스템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조 장관은 현재 수도권 대형 대학병원으로 환자가 몰려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하기 어려운 의료현실을 짚고,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그는 "향후 건강보험 보상체계, 각종 규제, 의료기관 평가 등을 이와 같은 방향에서 진행할 것"이라며 "국민에게도 합리적 의료이용을 위해 이해와 협조를 구하겠다"고 덧붙였다.
2024-03-15 16:43:03정책

전국 19개 의대교수들, 집단사직 여부 논의…15일 결정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의대생 유급·휴학이 임박하면서 의과대학 교수들의 사직이 본격화되고 있다.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전의교 비대위)는 12일 저녁 줌미팅으로 1차 총회를 열고 의대교수들의 집단행동을 결의했다.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 첫 총회를 열고 집단행동에 나설 것에 합의했다. 전의교 비대위에는 의과대학 19개 (제주대, 원광대, 울산대, 인제대, 한림대, 아주대, 단국대, 서울대, 경상대, 충북대, 한양대, 대구가톨릭대, 연세대, 부산대, 가톨릭대, 충남대, 건국대, 강원대, 계명대)등이 동참했다.전국 의대교수들이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사법적 조치와 의대생들의 유급과 휴학을 막겠다고 전면에 나선 것.전의교 비대위는 오는 15일까지 전국 의과대학의 교수 사직서 제출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비대위는 전임교원는 물론 임상진료 교수까지 의견을 물어 결정키로 했다.만약 사직서 제출이 의결된 대학의 사직서 제출시기는 다음 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사직서가 수리되기 전까지는 환자진료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전의교 비대위는 정부를 향해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각자 자신들의 위치로 복귀할 수 있도록 협상의 자리를 마련해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한편, 전의교 비대위 위원장은 서울의대 비대위원장인 방재승 교수가 선출됐다.  
2024-03-13 11:55:59병·의원

연세의료원장에 금기창 교수 "변화와 혁신 추구하겠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연세의료원 제19대 의료원장 겸 연세대 의무부총장에 금기창 교수(방사선종양학과·송도세브란스 건립추진본부장·방사선종양학과·연세의대 88졸)가 임명됐다. 임기는 3월부터 4년간이다.금기창 신임 의료원장은 연세의료원 홍보실장, 연세암병원 부원장에 이어 중입자치료센터 추진본부장을 역임했으며 연세암병원장,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추진본부장까지 맡으며 병원 경영에 두루 경험을 쌓아왔다.신임 의료원장은 연세대 의과대학 이외에도 치과대학, 간호대학, 보건대학원,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의 경영을 총괄 지휘하는 역할을 맡는다.금 신임 의료원장은 주요 공약으로 ▲전임교원 확대 및 정원 탄력 적용 등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마련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효율경영 ▲진료수익 이외 재원마련 다변화 추진 ▲신촌, 강남, 용인, 송도 등 공간 마스터 플랜 수립 ▲혁신의료 및 필수의료 체계 구축 ▲디지털 및 연구 인프라 구축 등을 제시했다.한편, 앞서 연세의료원 교수평의원회는 전임교원 대상 여론조사에서 금기창 교수와 이진우 교수(연세대 국제캠퍼스부총장·정형외과·연세의대 88졸) 2인을 최종 후보로 압축해 총장에게 추천한 바 있다. 
2024-02-27 10:54:09병·의원

3파전 연세의료원장 선거…88년 동기간 경쟁 관전포인트?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차기 연세의료원장 선거전이 본격화 됐다. 의료원장 선거는 당초 6월로 예정했지만,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의 총장 당선으로 2월로 앞당겨지면서 선거 시계가 빨라졌다.4일 현재 금기창 교수(송도세브란스 건립추진본부장·방사선종양학과·연세의대 88졸), 이진우 교수(연세대 국제캠퍼스부총장·정형외과·연세의대 88졸), 하종원 교수(세브란스병원장·심장내과·연세의대 88졸)가 출사표를 던졌다.이들은 자기소개서와 발전계획서를 공개했으며 교수들의 1차 질의에 대한 답변을 4일, 온라인에 게시를 마쳤다. 후보 3인방 모두 연세의료원 내에서 굵직한 보직을 맡아 역량을 인정 받은 만큼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특히 후보 모두 연세의대 88년 졸업으로 의료원장직을 두고 동기간 경쟁을 벌인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 게다가 3명 모두 홍보실장 출신으로 대내외적으로 무난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팽팽할 전망이다.금기창 교수는 교직원 복지증진을 공약 중 하나로 내걸었다. 금기창 교수는 연세의료원 홍보실장, 연세암병원 부원장에 이어 중입자치료센터 추진본부장을 역임했다. 또 연세암병원장,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추진본부장까지 맡으며 병원 경영에 깊게 관여해왔다. 특히 금 교수는 과거 강남세브란스병원에 근무한 바 있어 강남병원 교원들과의 유대관계를 갖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이진우 교수는 공약 중 하나로 존경받는 교육기관으로의 도약을 내세웠다. 이진우 교수는 연세의료원 홍보실장에 이어 대외협력처 처장으로 홍보업무를 오래 맡은 인물. 세브란스병원 연구부원장에 이어 진료부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직을 수행 중이다. 이 교수는 현재 연세대 국제캠퍼스부총장으로 대부분 송도에서 근무하지만 병원 부원장 시절 인맥이 탄탄하다는 점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하종원 교수 또한 현재 세브란스병원장으로 앞서 연세의료원 발전기금부국장, 연세의료원 대외협력처장을 역임하는 등 대외 홍보라인 경험을 갖췄다. 하 교수는 원내에서 타과와 협진기회가 잦은 내과인데다 현직 병원장 프리미엄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하종원 교수는 공약에서 세계 최고의 의료원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연세의료원 한 원로 교수는 "의대 동기이고, 모두 홍보라인 보직을 맡았던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면서 "누구하나 우세하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쟁쟁하다"고 말했다.또한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연세의료원 교수 여론조사 결과가 최종 의료원장 선발로 이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앞서 의료원장 선거를 볼 때 교수 여론조사 결과에서 1순위로 꼽힌 교수가 의료원장에 선발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 그때마다 여론조사 무용론이 제기된 바 있다. 의료원 내에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한 만큼 이번 선거에서는 어떤 결과를 낼 지 주목된다.현재까지의 의료원장 선거에선 총장과 이사회의 의사결정이 크게 작용했다. 만약 이번에도 기존의 분위기가 유지될 경우 윤동섭 의료원장이 이사회와의 논의결과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또한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한편, 연세의료원장 선거 일정은 오는 16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1차 정책토론회를 개최한 데 이어 23일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2차 정책토론회를 갖는다. 이어 이달 29일~30일 오후 5시까지 전임교원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31일 결과를 발표한다.후보추천관리위원회는 여론조사 결과에 근거해 후보자 2인을 총장에게 보고하면 이사회가 의료원장을 선임하는 절차를 밟는다. 
2024-01-05 05:30:00병·의원
기획

지방 국립대 기조실장에 물었더니…적정 의대정원 80명 안팎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보건복지부가 지역거점병원 즉, 국립대병원을 필수의료 중추기관으로 육성해 국가 중앙의료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큰 그림을 발표했다. 그 중심에 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있다. 정부는 지역 필수의료 인프라를 유지하기 위한 의료인력 확충방안이라고 말하지만 의료계는 물론 지자체, 사교육계까지 뒤흔들고 있다.정부가 말하는 지역 내 필수의료를 활성화하고 의료인력이 충분한 의료환경을 구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6일, 올해 국감에서 복지부 조규홍 장관이 국감에서 언급한 미니의대(대학 정원이 50명 미만인 의과대학을 의미함)이면서 지역 내 거점병원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 국립대병원 기조실장 정책 좌담회를 마련했다. 좌담회에는 강원대병원 박희원 기조실장, 제주대병원 최은광 기조실장, 충북대병원 한정호 기조실장(가나다 순)이 참석했다.기조실장들은 지역 미니의대의 적정한 정원부터 공공의대 신설 쟁점부터 전공의 정원 비율 조정, 국립대병원 중심의 필수의료 정책, 복지부 이관 등 쟁점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좌담회 질의응답 전문. [의대증원 및 공공의대 신설]Q: 올해 국감에서 복지부 조규홍 장관이 미니의대 중심의 의대정원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니의대 보유한 지역 국립대병원 기조실장의 시각에서 지역 의사인력 확충을 위한 적정한 정원 규모는?A: 한정호 충북대병원 기조실장(이하 직함 생략)세계적인 의학회에서도 의대정원에 대해 최소한 80명 정도를 권고한다. 학생들이 적정한 교육을 받으려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교원의 수가 필요한 데 이 또한 80명 정도가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 지역의 인구 수나 병원 규모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겠다.A: 박희원 강원대병원 기조실장(이하 직함 생략)한정호 실장과 같은 생각이다. 현재 49명~50명 미만에서는 규모의 효율성이 많이 부족하다. 우리는 최소 20~30명, 최대 40~50명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교육환경이 악화될 수밖에 없겠지만… 의과대학 교수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대부분은 130명 이상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다. 강원의대는 현재 49명인데 30명 이상 늘리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A: 최은광 제주대병원 기조실장(이하 직함 생략)먼저 총장이나 의대학장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먼저 밝힌다. 병원 기조실장으로서, 의대 보직자로서 볼 때 현재 의대정원 40명에서 20~30명 정도 충원해서 60~70명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대학에선 100명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100명에 대한 교육을 시킬만한 공간, 교수 인력 등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한정호 기조실장을 비롯해 국립대병원 기조실장들은 80명 내외를 적정한 정원이라고 답했다. Q: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국감에서 의대증원 추진에 국립대-사립대 구분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A: 한정호 첫 번째로는 대부분의 사립대들이 지방에 병원을 건립하겠다고 하고, 건립을 하지 않거나 아예 다른 지역에 팔아버리고 또 더 많은 병원들은 수도권에 분원을 짓고 지역에 있어야 할 수련병원은 폐쇄하거나 축소한다. 이렇게 해서 수도권 병원에서 수익을 내고 그쪽으로 전공의 정원을 받아서 그쪽(서울)으로 졸업생을 보내는 통로가 됐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탈출구이기 때문에 이는 절대 안된다.두 번째로는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의대를 늘리는 것은 분명히 위험하다. 교육에도 문제가 있지만, 인구 감소가 됐을 때 사립대 의대 정원을 줄일 수 있나? 국립대 의대는 탄력적으로 수요에 따라서 정원을 조정할 수 있다. 이 같은 이유에서 일시적으로 의대정원을 늘리는 것은 국립대 의대로 한정해야 한다고 본다.A: 최은광 한 기조실장 주장에 동의한다. 한 교수가 언급했듯 지역에 의대정원을 늘렸다고 해당 지역을 위한 정원, 지역을 위한 인재가 아니다. 서울에 있는 협력병원에 맡겨서 결국 서울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사립의대도 미니의대가 많긴 하지만 국립대 의대를 우선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다.또한 윤석열 정부의 정책기조가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지역 완결형 의료를 추구하는 것인데 이를 고려할 때 국립대 의대가 더 많은 정원을 갖고, 국립대병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A: 박희원 동일한 의견이다. 뉴스에선 강원도가 의대생 정원이 가장 많다고 나오지만 모두 헛것이다. 총 270명 정도인데 강원의대 이외 3개 의과대학은 전부 서울 등 수도권에 대형병원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어떻게 되겠나. 졸업생 대부분 수도권에서 빠져나간다. (강원도가 의대정원이 많다는 부분은) 좀 억울한 측면이 있다. 결국 지역인재전형에서 지역에 남을 만한 학생을 더 선발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강원의대는 현대 30%까지 지역인재를 선발하고 있는데 일각에선 40~50%까지 확대하는 안을 주장하는 분들도 있다.  Q: 최근 의대증원 이슈와 더불어 다수의 과기대 의전원 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지역 국립대병원 기조실장의 시각은?A: 한정호 이미 의전원을 했다가 실패했다. 의전원 도입하면서 기초의학은 물론 필수의료 진료과목은 더욱 더 선택하지 않고, 개원한다. 인터넷 기사만 보더라도 의전원이 소청과, 외과, 흉부외과 등 필수의료를 망쳐 놨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또 의전원을 한다는 것은 양심도 없는 말이다.또한 서울대를 비롯해 지방 국립대가 있음에도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특수목적 대학을 교육부가 아닌 과학기술부 산하에 카이스트를 만들지 않았나. 일반대학과 달리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그런데 종합대학처럼 간다면 사실상 존재의미가 없다고 본다. 미국의 MIT를 벤치마킹한 게 카이스트인데, MIT는 의과대학이 없다. 현재까지도 만들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카이스트가 의과대학을 만들어 엄청난 자본이 의대에 들어가는 순간, 카이스트는 자체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 밖에 없다. 현명한 정부라면 카이스트가 문어발식으로 의대를 설립하려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박희원 기조실장은 지역인재특별전형의 확대를 제시했다. [전공의 정원 조정]Q: 복지부는 지역 의료인력 확충 일환으로 전공의 정원 조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수도권:비수도권 비중을 6:4에서 4:6으로 전환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5:5, 55:45를 추진 중인데 이에 대한 견해는?A: 한정호 전공의 정원 조정을 현재 수도권:비수도권, 6:4에서 5:5로 전환하기에 앞서 55:45로 전환한 것은 찬성한다. 이를 단계적으로 다음해에는 5:5, 또 그 다음해에는 4:6으로 가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지방에 의대를 설립하고 졸업생을 수도권 병원으로 보내면서 인력이 역전됐다고 본다. 애초에 사립대가 지방에 의대 설립인가를 받았으니 지방에 전공의와 교수, 의료시설을 확충하는 게 맞다. 이를 위해 전공의 정원 정상화가 그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Q: 일각에선 지역 수련병원의 전공의 정원만 늘린다고 전공의를 선발할 수 있는가, 필수의료 정원만 잃는 게 아닌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A: 최은광물론 초반에는 전공의 선발이 힘들 수 있다. 하지만 과도기라고 본다. 정부가 이 정책을 유지한다면 결국은 지방에서 수련을 받을 것이고, 자신이 졸업한 지방 모교로 눈을 돌릴 것이다.A: 박희원 전공의 정원 비율도 중요하지만 필수의료에 대해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지방 병원입장에선 일부 학회의 전공의 배정 방침은 간혹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지방 병원에선 지도전문의까지 준비해뒀지만 (학회에선)정원이 없어서 못 준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지방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전공의 배정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여건이 어렵더라도 마중물이 될 것이다.  A: 한정호 한가지 추가하고 싶다. 필수의료만 얘기하지만, 사실 필수의료 아닌 부분은 없다. 교통사고로 얼굴을 다쳤을 때 눈에 문제가 생기면 안과가 있어야 하고, 광대뼈를 다치면 이비인후과가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진료과목이 다 필요하다. 일부 학회에선 수도권에 인기과 정원을 늘리고 지방에는 정원을 줄이는데 이는 곤란하다. 전공의들이 지방 국립대병원에 남으려면 이비인후과, 안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등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점을 간과하지 말고 균형있게 정원 배분을 했으면 한다.A: 최은광첨언하자면, 지방 대학병원도 전공의를 근로자가 아닌 피교육자로 생각하고 수련한다. 단순히 교수 당직을 줄이기 위한 게 아니다. 지방 의대 출신 학생들이 자신의 모교인 지방 국립대에서 수련을 받으면 대부분 이후에도 해당 지역에서 근무하게 된다.최은광 기조실장은  전공의 수련 인식에 대해 지방 국립대병원의 인식 변화를 강조했다. [국립대병원 중심 필수의료 대책]Q: 조규홍 장관은 국립대병원을 주축으로 지역 내 필수·지역의료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각 기조실장이 생각하는 국립대병원 중심 필수의료 대책은?A: 최은광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다. 인력이 있어야 필수의료를 유지할 수 있다. 제주도의 경우 전공의 정원을 늘려야 10년 후 혹은 5년후 필수의료가 안정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불어 의대 증원에 대한 효과는 10년이 걸린다. 수차례 언급이 됐지만, 중증환자를 진료하거나 당직이 많고 소송이 잦은 진료과목에는 의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은 당장 필요하다.최근 정부가 소청과에 가산금 등 과감한 보상정책을 펴고 있다. 산부인과 등 의료사고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투자하고 제도를 개혁해야 필수의료 분야에 의료진들이 유입될 것이다.A: 박희원 마찬가지 의견이다. 핵심 키워드는 사람이다. 아무리 병원을 잘 지어놔도 여기에 인력 혹은 인재가 없으면 다 헛것이다. 이는 지역공공인프라 역량 강화와도 연계된 문제인데 강원도 지역을 살펴보면 적지 않은 금액이 투입되면서 의료원 리모델링, 신·증축을 진행했다. 아쉬운 점은 강원도 지역에서 몇명의 의료인력이 배출되고 이중 얼마나 지역에 근무하는지 등 인력조사는 없다는 점이다.3년에 한번씩 지자체와 시·군에서 지역보건의료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의료인 양성에 대해 언급한 내용은 많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지방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바람직한 의료인력 양성 방향에 대해 상의해야 한다. 정원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중 얼마나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 10년 후 지역에 예측되는 학생 선발과정, 교육과정, 수련과정을 사전에 준비하고 인재양성 과정에 상설 협의체를 만들어 제도화해야 한다. 또 여기에  국립대병원이 꼭 참여해야 한다.A: 한정호 앞서 모두 언급했지만, 종합적인 해법이 있어야 한다. 의대정원, 전공의 정원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지역의무근무제가 빠져 있다. 전공의 기간을 포함해 최소 15년이상 해당 지역 공공병원에서 근무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어야 한다. 외국에서는 이미 공공병원 이외 병원 진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한 경우도 있다. 육군사관학교나 공군사관학교도 의과대학으로 편입해서 의사면허증을 취득한 이후에 군인으로 복귀해 의무 복무를 하는 군인이 꽤 있다. 기존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Q: 이어서 국립대병원 중심 지방의료 활성화 방안으로 국립대병원-지방의료원 의료진 출장 진료 등이 담겼다. 이에 대한 견해는?A: 박희원 강원대병원은 공공임상교수제도를 아젠다로 삼고 적극적으로 추진한 병원 중 한 곳이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우리 병원도 코가 석자인데 지방의료원까지 챙기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당장 본원에 응급의학과 교수가 부족한데 지방의료원 응급실로 파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물론 여건만 된다면 당연히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핵심적인 기둥은 결국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핵심은 국립대병원 자체에서 학생을 많이 선발하고 전공의를 많이 배출하는 것이 선결과제가 되겠다.A: 한정호 일본의 경우 지역 내 중심이 되는 대학병원 교수가 브랜치 병원에서 1주 1~2번씩 의무적으로 진료하도록 한다. 수술은 본원에서 받았지만 수술 후 관리는 환자의 집 근처 지방의료원 등 (해당 교수가 진료하는)병원에서 진료를 이어가도록 하고 있다. 일본에선 100년 가까이 굳어진 제도다. 전공의도 본원에서 2차병원으로 파견을 보내 당직, 응급 콜 받는 역할도 한다. 이 같은 제도는 국립대병원 교수들의 낮은 연봉을 연계한 병원에서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더불어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의 교류는 환자에게도 편의가 있다. 한편 현실적으로 현재 시행 중인 (공공임상교수제)지방의료원 의사를 채용해서 2년 근무하고 1년간 대학병원에 근무하라는 제도에 대해선 국립대병원은 우려를 표명했다.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제도다.A: 최은광 제주도는 공공임상교수제는 지원자가 아예 없어서 선발하지 못했다. 제주대병원은 사직 교수가 많고, 모집 공고를 내더라도 선발이 어렵다. 다만 향후 국립대병원이 중추적 역할을 하면서 의료원 등 진료에도 관여할 것이라고 본다. 이 과정에서 국립대병원이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A: 박희원 덧붙이자면, 정부가 말하는 지역 완결 의료가 되려면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간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고 본다. 동시에 국립대병원에 재정적 지원이 함께 이뤄진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온라인으로 진행한 정책 좌담회에는 강원대병원 박희원 기조실장, 제주대병원 최은광 기조실장, 충북대병원 한정호 기조실장(가나다 순)이 참석했다.[소관부처 복지부 이관]Q: 마지막으로 국립대병원 소관부처를 현재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이관을 추진 중이다. 기조실장 입장에서 복지부 이관 어떻게 생각하나?A: 한정호 사실 불안하고 걱정이 많다. 복지부 이관도 안되고 교육부에는 밉보일까 걱정된다. 윤 대통령이 (국립대병원이 지방 필수의료를 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복지부가 밀어달라)발표한 지 한달이 돼 가는데 후속 대책이 안 나왔다. 복지부나 대통령실 차원에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 주길 바라고 있다. 정치 쟁점화보다는 진심으로 지역 환자를 위해 신속하게 결단해서 빠르게 지원하는 대책을 내달라.A: 박희원 (국립대병원)복지부 이관 문제는 앞서 시도된 바 있다고 들었다. 복지부 이관하면 진료역량, 공공의료 및 필수의료 분야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 성과도 훨씬 빠른 속도로 모양새 갖출 것이라고 본다. 대신 의대교육 관련해서는 교육부 소관해 있을 때 대비 덜 신경을 쓰지 않을까 우려가 있다. 물론 복지부는 전공의 수련평가 등은 챙기겠지만 어쨌든 의대교수 부분에 관심을 놓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한다.또 교원에 대한 문제인데 교육부 소속 전임교원은 병원과 의과대학에 겸직하는 형태인데 복지부로 이관됐을 때 겸임 즉 전임교원과 임상교수의 위치에 대해서도 궁금해하고 있다.A: 최은광 세세하게 걱정하자면 끝도 없는 부분이 많다. 회사로 치면 대주주가 바뀐다고 불안해하는 것인데 사실 따지고 보면 둘 다 정부다. 복지부나 교육부 모두 정부의 취지나 미션에서 국립대병원의 역할을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고 본다. 인재양성, 지역필수의료 강화 2가지를 동시에 중요시하는 적절한 지원책을 기대한다. 
2023-11-13 05:30:00병·의원

대학병원 전임교수 이탈…지방 의사 구인난 해법은?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대학병원 교수들이 사직 후 개원 러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립대병원 전임교원 이탈 현상까지 맞물리면서 지방 대학병원 의사 구인난이 극심해지고 있다.5일 병원계 따르면 일선 지방 국립대병원은 의사 부족으로 임상(진료)교수를 채용하느라 분주하다.제주대병원은 오늘(6일)까지 신경외과 임상(진료)교수 채용접수를 마감한다. 앞서 지난 9월, 영상의학과 진료교수 모집에 나섰지만 불발하면서 또 다시 10월 채용공고를 냈으며 앞서 8월에는 소화기내과 진료교수, 혈액종양내과 임상교수 채용에 나서는 등 수시로 의사 구인난에 허덕이는 모습이다.지방 국립대병원이 의사 구인난으로 수시 진료교수 채용을 진행 중인 가운데 복지부는 의대 증원 및 국립대병원 중심 필수의료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문제는 이는 일부 국립대병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경상대병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말까지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내과 등 촉탁의 채용공고를 진행 중이다. 소청과는 주36시간 당직근무(평일, 주말 포함) 가능한 의료진을, 신경과는 신경중재시술 경험을 갖춘 의료진을 찾고 있다. 내과는 병동 입원환자 진료를 위한 의사 채용을 진행 중이다.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도 각각 하반기 전문의료인력 모집 공고를 진행했다. 부산대병원은 류마티스내과(임상교수 1명), 마취통증의학과(진료교수 1명), 재활의학과(임상교수 1명, 전임의사 1명), 병리과(임상교수 1명, 진료교수 1명), 외상외과(임상교수 2명, 진료교수 1명, 전임의사 2명) 의사 채용에 나섰다.양산부산대병원은 혈액종양내과(진료교수 1명), 심장혈관흉부외과(임상교수 2명), 산부인과(임상교수 2명, 전임의사 1명), 병리과(진료교수 1명)에서 의료진 수혈에 나섰다. 전임의사 채용 이외에도 임상교수, 진료교수라는 직함으로 임상교수를 채용을 진행했다. 자격요건을 조교수급부터 부교수, 교수급까지 폭넓게 열어두고 의료공백을 채우려는 모습이다.보건복지부도 이같은 지방 의료현실을 파악하고 있다. 복지부는 날이 갈수록 극심해지는 지방 국립대병원 의사 구인난 해법을 의대 증원과 국립대병원 중심의 필수의료 정책에서 찾을 예정이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복지부 종합국감 서면질의에서 의료취약지 대학병원의 의사 구인난을 우려하자 복지부는 계획을 밝혔다.복지부는 "최근 의사 부족으로 지방 대학병원 전임교수 채용이 어려워 진료체계 유지에 필요한 의사인력을 계약직 의사로 채용하는 현상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이어 문제의 해법으로 국립대병원의 복지부 이관을 제시했다. 현재 국립대병원은 교육부 소관이지만 부처간 조정으로 복지부로 이관을 추진 중으로 향후 대학교수 채용은 복지부 소관 업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또한 지역 의료인프라 유지를 위한 해법도 제시했다. 복지부는 "의대 정원 확대와 더불어 국립대병원이 지역에서 필수의료 중추적 기능을 하는 거점병원으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2023-11-06 05:20:00정책

서울백 이어 상계백 경영 적신호? 의료진들 "많이 떠났다"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서울백병원 폐원에 이어 상계백병원 경영에도 적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의 수는 늘었지만 전임교원 수는 줄었으며 입원환자 수, 수술 건수는 꾸준히 감소세다.메디칼타임즈가 인제대백병원 연보를 통해 최근 6년간(2016년~2021년)상계백병원의 진료 현황을 파악한 결과 수술 환자 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16년 수술환자 수는 1만4177명에 달했지만 2017년 1만4134명, 2018년 1만4104명, 2019년 1만4115명, 2020년 1만2722명, 2021년 1만2244명으로 감소세다.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6년전부터도 내리막길로 접어든 모양새다.이 같은 경향은 입원환자 수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2016년 2만6209명에 달했던 입원환자는 2020년 2만1617명, 2021년 2만869명으로 뚝 떨어졌다. 이 역시 코로나 여파도 있지만 이미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입원환자는 감소세로 접어들고 있던 터였다.외래환자 수도 마찬가지다. 2016년 70만명에 달했던 외래 환자는 2019년까지 매년 감소했으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던 2020년에는 더욱 감소했다. 2021년 회복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상계백 의료진들의 한숨은 숫자로 보여지는 것보다 심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진은 "물론 다른 병원이지만 동일한 재단 병원이 돌연 폐원하고 교직원들을 임의로 발령하는 행보에 씁쓸함을 느끼는 의료진이 많다"면서 심란한 분위기를 전했다.그는 이어 "최근 몇년 새 꾸준히 의료진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는 최근 개원 붐 현상과 대학병원 교수직에 대한 회의적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도드라지고 있다. 여기에 병원 경영난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얼마 전 타 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한 교수는 "상계백병원에 수년 중증환자를 진료했던 의료진이 많이 떠난 게 사실"이라면서 "특히 연보에 반영되지 않은 최근 1~2년새 사직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과거 백병원 보직을 맡았던 또 다른 교수는 "교수진 수를 맞추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중증의료를 전담하며 비중있는 역할을 해왔던 의료진의 이동"이라며 "흉부외과의 사례처럼 비중있는 의료진이 사직했는데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봤다.그에 따르면 흉부외과 심장, 폐 분야 명의가 떠난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으며 응급의학과 의료진도 불안정하다. 내과에서도 소화기내과, 순환기내과 의료진의 이동이 잦은 상태다.그는 "흉부 및 응급의학과 등 중증 필수의료 관련 진료과목 의료진이 불안정해지면서 다른 과 의료진들의 업무까지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며 "연쇄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사기가 저하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지난 21년부터 최근 1~2년내 의료진에게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봤다.이들 의료진은 최근 1~2년새 노원구 인구가 감소하고 의정부 일대 대학병원이 새롭게 들어선 반면 상계백병원은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한편, 인제학원 이사회 측은 서울백병원 전임교원 17명에 대해 각각 전보발령(일산백병원 3명, 상계백병원 5명, 부산백 3명, 해운대백 6명)을 내렸다. 절반은 수도권으로 발령이 났지만 절반은 부산으로 근무지가 멀어진 상황이다.서울백병원 조영규 교수협의회장은 "전임교원 부당 전보 관련해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상태로 대부분 개별적으로 교원소청심사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그는 이어 "솔직히 부당발령 판결이 나온다고 해도 일산 혹은 상계백병원 근무를 희망하는 교원은 많지 않다"며 "교원소청심사를 통해 자존심을 회복하고 이번 조치에 대한 문제제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2023-10-11 05:10:00병·의원
인터뷰

"전자공학 전공했지만 환자 위한 연구에 보람·가치 느껴"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전자공학을 전공했지만 대학병원에서 환자진료에 적용할 연구에 빠져 있는 교수가 있다.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과 공현중 과장이 그 주인공. 그는 서울대병원이 미래의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4차병원, 지능형병원 모델을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아직은 명칭조차 생소한 융합의학과 2대 과장을 맡고 있는 그를 직접 만나봤다.■ 4차·지능형 병원으로 가는 길…융합의학과가 닦는다공현중 과장은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과의 키워드로 '4차병원'과 '지능형 병원'을 꼽았다.그가 정의한 4차병원이란, 연구를 통해 (기존에는 없던)치료법을 개발해 환자치료에 적용하는 역량을 갖춘 의료기관. 3차병원은 진료와 연구를 구분하지만 4차병원은 연구를 기반으로 진료를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봤다.의료전달체계에 따라 1, 2차를 거쳐 3차 의료기관을 내원했지만 그곳에서도 치료법을 찾지 못한 환자들을 위해 난치성질환 치료법을 연구하는 것이 4차병원의 역할이라는 게 그의 설명.서울대병원 융합의학기술원 건물에서 만난 공현중 교수는 융합의학과의 비전을 제시했다. 공 과장은 이 과정에서 의료진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인류의 질병과 의학적 난제를 해결, 신의료기술이라는 성과물을 만드는 것이 융합의학과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했다.가령, 의사가 질병치료를 위한 '도구'를 말하면 연구진은 그 도구를 만들 수 있는 설계도를 제시한다. 융합의학과에선 설계도가 아니라 의사가 진료현장에서 당장 쓸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 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때 소통 즉, 통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를 현실화 하는 것이 융합의학과가 운영 중인 '융합의학 연구클리닉'. 공 과장은 "임상 교수들은 아이디어는 있지만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예비연구를 통해 논문을 발표하고 특허를 받고 임상현장 도입까지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명칭을 '융합의학 연구클리닉'으로 정한 것도 이유가 있다. 환자들은 아플 때 동네의원 즉, 클리닉을 방문한다. 문턱이 낮아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내원하듯이 의사들도 진료 중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융합의학과의 외래 클리닉을 편하게 방문하라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또한 공 과장은 4차병원과 더불어 '지능형 병원'을 나가야 할 방향으로 꼽았다. 그는 "지능형 병원은 스마트 병원의 다음 단계다. 조만간 병원 곳곳에 AI기술이 스며들 것이다. 진료와 관련된 의료기술을 개발하는 의료기관이 지능형 병원"이라며 서울대병원은 지능형 병원을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법적근거 확보한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과공 과장은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과 2대 과장으로 올해부터 보직 발령을 받았다. 지난 2020년 신설된 융합의학과는 교육부에서 교수 15명 정원을 확보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국립대병원에서 교수 정원 1명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파격적인 환경인 셈이다.여기에 올해(2023년)는 서울대병원 설치법 개정이 완료됨에 따라 융합의학과의 당위성이 법적으로 보장받기 시작했다. 융합의학과 교수 정원 15명 중 현재 11명(전임교원 9명, 연구교수 2명)을 확보했으며 2020년 당시 조직만 있던 것에 그쳤지만 지난 2021년 서울대병원 인근에 융합의학기술원 별도 건물에 교수 연구실과 시제품 제작 지원실 등 공간까지 확보했다.융합의학기술원은 VR로 외과 수술을 경험해볼 수 있는 공간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융합의학과는 ▲데이터의학 ▲의생명과학 ▲의생명공학 ▲의료기술정책의학 등 크게 4가지 분야로 나뉘고 직제는 병원장 직속 융합의학기술원 산하로 PhD 그룹 교수진을 배치했다. 올해 김영태 병원장이 취임하면서 부터는 김경환 융합의학기술원장이 새로운 비전을 갖고 진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직제는 교육과 연구기능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임상의사와 협업이 수월한 조직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공 과장은 "연구를 기반으로 진료수익을 창출하는 병원이 되려면 적어도 한 텀은 거쳐야 한다. 얼마 전 인력도 대폭 채용하고 기자재도 갖추면서 이제 막 달리기를 시작했다"며 결과물을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공대생 졸업 프로젝트가 인생 전환점어느새 병원에서 환자들과 부대끼며 생활한 지 20년이 훌쩍 지났지만 그는 의과대학이 아닌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그는 서울대 전기공학부 출신으로 동기들 상당수가 대기업에 취업하거나 연구원, 공대 교수 트랙을 밟고 있다. 그 또한 공대시절 그려본 미래의 자신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가 졸업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말이다.그는 4학년말 졸업 프로젝트로 의료생체공학 협동과정에 참여하면서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관심을 갖게됐다. 관악캠퍼스를 오갔던 그가 혜화동 의과대학과 병원을 누비며 공학 연구를 했을 때와는 다른 신선함을 느꼈다고.그는 "단순히 흥미나 재미로 하는 연구에서 끝이 아니라 환자치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과 가치가 컸다"며 "지금까지 여기에 매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자신의 연구 결과물이 환자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공대에선 느낄 수 없던 가치였다.그는 "학생이나 연구원에게도 융합의학과는 병원 내 소수이지만 의료인으로서 환자를 치료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연구에 임하라고 교육한다"며 "임상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관점을 갖고 있느냐의 여부는 중요하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법적으로 의료인은 아니지만 의료인의 아이덴터티를 갖고 임해야 한다"며 "그런 자세가 없다면 융합의학과에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융합의학기술원 시제품 제작 지원실은 3D 스캐너, 레이저 절단기, 밀링, FDM3D 프린터, Pro X 3D 프린터, Project 3D 프린터 등을 갖추고 있다. 
2023-08-03 05:30:00병·의원

82년 된 서울백병원 역사속으로…인제학원 이사회 폐원 의결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지난 20년간 경영 정상화 노력을 펼쳤지만 1745억원 적자 상태의 서울백병원이 결국 폐원 결정이 났다. 다만, 서울백병원 구성원 전체 고용유지를 보장한다는 조건을 달았다.인제학원 이사회는 20일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논의한 결과 폐원키로 의결했다.인제학원 이사회는 20일 오후 서울백병원 폐원안건을 논의한 결과 끝내 폐원키로 의결했다. 앞서 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 TFT 측은 이사회 측에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상정한 바 있다.20일 인제학원 측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2월~2023년 4월까지 5개월간 컨설팅을 진행할 결과 의료관련 사업은 추진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 바 있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 폐업 후 다른 용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이같은 진단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2013년, 2019년 진행한 외부전문기관 경영 평가에서도 적자를 피하기 어려운 구조로 서울백병원 매각 등 적극적인 경영정상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그럼에도 서울백병원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경영정상화 TFT를 구축하고 검진센터, 수술실, 간호간병병동, 외래 등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기금유치, 인력 감축, 병상 축소, 외래중심병원 전환, 인턴 수련병원 전환 등 다양한 고육지책을 펼쳤지만 적자를 흑자로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지난 2017년 평균 병상가동률은 79.1%, 2018년 80.6%에서 2019년 75.5%로 뚝 떨어진 이후 코로나19 악재까지 엎친데 덮치면서 2020년 69.3%, 2021년 52.3%, 2022년 48.7%로 추락했다.서울백병원 구성원은 전임교원  28명, 비전임교원 19명, 인턴 7명, 간호직 199명, 기타일반직 133명 등 총 386명으로 수도권 및 부산 등 형제병원으로 전보조치를 통해 고용을 유지키로 했다.하지만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는 "경제적 논리만으로 병원을 폐원해선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 또한 막판에 해당 부지에 대해 용도변경 금지를 추진하겠다며 나섰지만 인제학원 이사회 측의 결정을 뒤집지는 못했다.이사회가 폐원을 결정함에 따라 부지 및 건물은 추후 논의를 거쳐 결정하게 되며 치료 중인 환자는 타 병원으로 전원 조치하게 된다.인제학원 측은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노조를 포함한 구성원들과 함께 향후 문제를 논의해 나가겠다"며 "별도의 TFT를 구성해 서울백병원 전체 교직원들의 고용유지를 위한 전보 발령, 외래 및 입원환자 안내, 진료 관련 서류 발급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어 "기존 병원의 부지 및 건물 처리 방안은 추후 논의키로 했다"며 "새 병원 건립, 미래혁신데이타센터 운영, 수익사업, 매각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어떤 형태로 운영하더라도 창출되는 재원은 전부 형제 백병원에 재투자해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더 좋은 의료를 제공하는데 투입하겠다는 게 인제학원 측의 입장이다.한편, 수도권 백병원(상계, 일산)과 부산지역 백병원(부산, 해운대)로 이원화해 발전방안을 마련해 시너지효과를 내는 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다. 수도권 백병원은 전문센터 중심으로 재편해 진료역량을 끌어 올리고, 부산지역 백병원은 미래형 의료시스템 구축, 중증진료체계 강화 등 지역 내 입지를 다질 예정이다.
2023-06-20 19:38:41병·의원

나는 소아응급실 의사다

메디칼타임즈=박수현 분당차 소아응급센터 교수 주변 병원에서 소아응급실 근무 의사 전원이 사직서를 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 소식이 사실임을 증명하듯 환자가 몰아 닥친다. 중증환자는 당연히 받아야 하고, 경증 환자 역시 몰린다. 하루 최소 100여명 이상의 소아응급실 환자를 보고 나면 온몸의 에너지가 모두 고갈되는 '번아웃' 증상이 생긴다. 근무 후에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근무 외에는 최대한 목소리를 아끼지만, 일이 반복되면 쉰 목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 진료를 위해 건강에 득이 될 것이 없지만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투약해서 임시방편으로 목소리를 나오게 하는 경우도 있다. 소아응급실 인력의 위기는 일부 병원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국 최다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우리병원(분당차병원) 역시 학교 전임교원 발령을 받은 교수님이 사직서를 내셨다. 소아응급실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게 힘든 이 시기, 이 교수님의 사직은 전체의 분위기를 또 한번 암울하게 가라앉힌다. 나도 진지하게 사직을 고민하고 있지만, 같이 버티고 있는 동료들을 생각해서 오늘도 말을 꺼내지 못한다. 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이자, 소아응급세부 전문의이다. 소아 응급은 의료계의 기피과 중의 기피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선호도가 낮다. 응급의학과에서는 소아를 기피하고, 소아과에서는 응급을 꺼린다. 소아응급은 소아과에서 보는 질환부터 시작해서 소아과 과정에 크게 다루지 않는 외상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되어 있다. 또한 소아응급실에서는 심폐소생술을 포함한 중증 급성기 질환 환자들을 만나게 된다. 선천성 질환부터 시작해서 희귀한 질병, 외상 마저도 소아는 특이한 부분이 많아 따로 이름을 붙인 경우가 많다. 소아는 연령과 몸무게에 따라 수액속도부터 약 용량까지 다 다르다. 이러한 다양한 환아와 이토록 광범위한 질환을 보는 곳이니 진료가 쉽지만은 않다.소아응급실을 조금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감정의 쓰레기통'이다. 아이가 아픈 상황에서의 불안과 걱정, 초조함은 응급실에서의 당연한 감정이다. 이에 덧대어 아이들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적인 사고나 예측할 수 없는 질병의 진행 과정에서 부모나 보호자들이 스스로 자책을 하면서, 이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엉켜 의료진에게 이를 투사된다. 불안감과 적대감이 뒤엉킨 응급실의 공기는 그것만으로도 숨이 막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의료진도 혹시라도 대부분의 경증 환자들 사이에 섞여 있을 중증환자를 찾기 위해 긴장도가 놓아져 있는 상태이다. 이러한 감정들이 뒤섞여 응급실은 모두에게 괴로운 공간이 된다. 응급실에 있는 모든 이들이 긴장으로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데, 추가적으로 저 감정들에 고스란히 노출되게 되면서 피로도는 계속 쌓여간다.여기서 오해를 한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다. 응급실에 있는 의료진들은 아픈 이들의 '적'이 아니다. 아픈 환자들의 보호자를 제외하고는 가장 신경 쓰고 걱정해주는 존재이다. 가끔 보호자들에게 설명할 때 "우리 의료진들은 진짜 완전히 같은 '편' 이에요"라는 표현을 쓴다.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타과에 연락할 때도 보호자와 같은 마음으로 누구보다 빨리 봐줬으면, 수술 빨리 할 수 있었으면 하고 간절함을 담는다. 전원을 가야 하는 상황에서도 보호자 대신 필사적으로 전원을 알아보고 부탁하고 또 부탁을 한다. 이전에 선천적 중증 질환으로 전원을 가야 하는 아이를 서울 경기권에 있는 모든 병원에 전화를 돌린 적이 있다. "제가 제 운을 모두 여기에 쓴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전원 문의를 했어요."힘들게 전원 결정이 된 후 보호자에게 한 말이다. 보호자가 울면서 내 손을 잡고 다음에 꼭 자신의 운을 나누어 주리라 약속하셨다. 이처럼 부탁도 해보고, 사정도 해보고, 가끔 큰소리도 내 가면서 협진이나 전원 문의를 할 때의 내 모습은 영락없이 보호자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진료할 때도 오늘보다는 내일 괜찮아 지길 바라고, 약이 아이에게 잘 맞기를 바라고, 아이가 빨리 건강해지길 간절히 바라는 것은 보호자 다음으로 분명 이 아이를 진료했던 응급실 의료진일 테다. 제발 병의 진행이 여기서 꺾이길, 더 이상의 합병증이 오지 않기를 그렇게 매순간 바라면서 우리는 진료를 한다.응급실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보고 그들의 생과 사의 경계에 서서 좋은 죽음을 지켜 주기도, 존엄한 죽음을 지켜 보기도 했고, 때론 어떻게든 그 생명의 끈을 잡아보고자 고군분투한 적도 많으나, 소아 환자들의 죽음 앞에서는 단 한번도 의연할 수 있었던 적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적도 없다. 죽음이 예정된 암이나 희귀병 환아들마저도 그 아이들의 죽음은 너무도 비통하고 가슴 아프다. 아이들은 죽음을 선택한 적도 없으며, 대부분 그 죽음에 대한 예측이 불가하기에 의료진에게도 깊은 슬픔과 괴로움을 짙게 남긴다.맹세컨데, 단 한번도 이 아이들에 대하여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으나, 아이들의 숨이 내 손을 벗어나 떠나버리게 되면 그 공허한 자리에 자책감이 남는다. 애초부터 최선이라는 말 자체가 신의 영역이 아닌 인간의 것이기 때문에, '최선'에 포함된 부족함과 완벽하지 못함에 대한 자책감은 소아 응급실에서 일하는 의료진에겐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환아를 잃었을 때의 고통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럽다.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고, 눈을 감고 자려고 하면 계속 떠오르고, 무엇을 했으면 좀 더 좋았을 까 끊임없이 머릿속에 그 상황을 재생하고 또 재생하고... 개인적으로는 내 아이를 보고 있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그 어머니는 다음날 일어났을 때 아이가 없을텐데, 나는 내 아이를 보고 있는 것마저 죄책감이 들었다.의사들은 전공을 선택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한다. 먼저 환자를 직접 볼 것이냐, 아니면 환자를 보진 않지만 진단적인 영역에 들어갈 것이냐를 결정하는데, 나는 무조건 환자를 직접 보는 그리고 응급한 상황에서 환자에게 무엇인가를 해줄 수 있는 흔히 말하는 메이저 바이탈 과를 선택했고 이에 대하여는 단 한 번의 후회도 없었다. 그러나 소아응급실에서 일하면서 환아들을 떠나 보내고 그 고통이 너무 커서 처음으로 이런 나의 선택을 되돌려 생각해봤다. 환자를 잃는 어마어마한 고통에 침식되어 있을 시간이 없다. 애도의 시간조차 충분히 가질 수가 없다. 누군가는 자신의 소중한 아이를 잃었을 텐데, 어느 누군가는 자신의 아이를 우선시해주지 않는다고 소리를 지른다. 감정의 쓰레기통과도 같은 소아응급실, 그곳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의료진의 삶과 생각에 대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2023-06-05 05:10:00오피니언
기획

"더이상 못 버티겠다" 소아응급 의료진 줄사직 경보음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1. A대학병원 A소아응급 교수는 인근 초등학교 화재 발생 소식에 가슴이 철렁했다. 심각한 화상환자가 올 것을 대비해 어렵게 병동을 마련해 뒀지만 예상밖으로 응급콜도 없이 조용했다. 하지만 119 구급대원은 병원 측이 응급환자 심폐소생술(CPR)을 거부했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욕까지 먹어가며 병상까지 마련하고 기다렸던 A교수는 진지하게 '사직'을 떠올렸다.#2. B대학병원 B소아응급 교수는 최근 의과대학 전임교원 발령을 받았지만 사직을 결정했다. 밀려드는 환자에 업무부하 강도가 계속 높아지는 반면 치료를 했을 때 보람은 커녕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의료분쟁의 굴레에서 더이상은 버틸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3. C원장은 얼마 전까지 대학병원 교수 직함을 달고 환자를 진료했지만 최근 개원을 택했다. 사정을 모르는 이들은 '돈'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원인은 '소송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C원장 동료들은 단톡방에서 "소아환자는 진료를 안 하는 게 상책"이라며 하소연을 하고 있다.대구에 이어 서울권까지 응급실 뺑뺑이 사망 사건으로 논란이 확산되면서 일선 소아응급 의료진들의 이탈 현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선 사례는 현재 소아응급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들의 하소연으로  현재 소아응급 전문의들 사이에서는 사명감만으로 버티기에는 직업적 안정감이 크게 추락했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지난 3월 터진 대구 10대 환자 응급실 뺑뺑이에 이달(5월) 서울권에서 응급실 뺑뺑이 논란에 휘말린 사건이 발생하면서 소아응급의료체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응급의학과는 불과 3~4년전만해도 젊은의사들 사이에서 '인기과'로 등극할 조짐을 보였다는 점이다. 지난 몇 년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소아응급 전문의들이 이구동성으로 짚는 소아응급의료 체계 붕괴 수순은 이렇다.최근 몇 년 간 소아응급 관련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 결국 모든 책임은 진료를 한 의료진에게 있는 것으로 귀결되면서 기피현상이 나타났고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개원가 경영난이 현실화되면서 전공의 기피현상이 급격히 진행됐다.또 코로나19 당시 소청과 환자 급감과 향후 저출산을 고려해 일선 대학병원들도 의료진을 줄인 상태. 문제는 일상회복으로 최근 다양한 감염질환으로 소아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니 곳곳에서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소아응급을 지켜온 의료진들이 자괴감을 호소하며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수도권 대학병원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소청과 의료진 줄였다. 이후 소아환자 늘면서 구멍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아환자는 입원치료가 중요한데 이를 감당할 의료진이 없다"고 토로했다.이에 덧붙여 소아응급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사건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결심이 굳어지고 있다. 지난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부터 이비인후과 한 의사가 전공의 시절 응급실 근무 중 의료소송에 휘말려 수년 간 시달린 사례까지 계속해서 터지면서 '진료 위축'을 넘어 '이탈'로 번지고 있다. 수도권 내 대학병원은 소아응급 전문의 2명이 지역 거점역할을 해왔지만 2명 모두 사직하면서 당장 소아응급 진료에 공백이 생겼다. 이를 두고 한 젊은의사는 "응급의학과 의사들 사이에서도 소아응급은 그만두는 게 답 이라고들 한다"고 전했다.특히 지난 3월에 이어 5월 벌어진 소아환자 응급실 뺑뺑이 사건을 계기로 또 한번 소아응급 의료진의 이탈 러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소아환자 특성상 보호자 민원도 의료진들에겐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 드러나지 않는 이탈의 원인 중 하나다. 대학병원 소아응급 교수는 "소아환자 진료는 보람되고 좋지만…보호자를 설득하고 설명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라며 "특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의료소송 빈도가 높아진 것도 소아응급 진료를 꺼리는 요인"이라고 했다.지방의료원에 한 응급의학과장은 "개인적으로 나부터도 소청과 전문의가 없어 백업이 되는 상태에서 소아응급환자를 진료했다가 자칫 모든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생각에 방어적으로 진료를 하게 될 것 같다"며 "이번에 발생한 서울권 응급실 뺑뺑이 사건 이후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최근 응급의학과 개원 붐도 소아응급 의료진 이탈에 한몫하고 있다. 과거 응급의학과는 병원 응급실 근무로 인식했지만 최근 365의원으로 개원하는 사례가 늘면서 응급의학과 전문의들도 '개원'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단순히 금전적인 측면 보다는 '당직' 등 업무로딩과 더불어 의료소송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수도권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지금이라도 개원준비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이 된다"며 "매일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적어도 의원급에선 대학병원 대비 경증환자 위주의 진료로 의료분쟁을 겪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A지방의료원 응급의학과장은 "급여가 높아도 의료분쟁에 한번 휘말리면 3억~4억이 날아가는데 어떤 의사가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일선 아동병원장은 "지난해 소청과 전공의 기피현상과 동시에 병원급에서 소아병동에 의사, 간호사 인력난이 극심해졌다. 인건비도 30~40%인상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기존 병동 2개에서 1개로 줄였다"라며 "이 같은 변화가 결국 소아환자 진료 공백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한 소아응급 교수는 전임교원 발령을 받고도 사직을 결심, 의료현장의 심각성을 드러냈다.더 심각한 문제는 지금부터다. 일명 '응급환자 수용 의무화법(응급의료법 개정안)'이 조만간 법제처 심사를 거쳐 공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해당 법은 119구급대는 응급환자 이송시 환자 수용역량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고, 해당 의료기관은 정당한 사유없이 거부 또는 기피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응급의료 거부시 징역 3년이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을 담아 입법예고했지만 의료계 반발로 규제심사를 진행 중이다. 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수용곤란 고지 기준(안)'을 보면 '격리병상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 격리병상이 없을 경우' '응급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 수술실이 없는 경우' '사고 등으로 응급실이 기능할 수 없는 경우' 등이 담겼다. 특히 중증응급환자의 경우 중환자실과 입원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용곤란을 고지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벌써부터 응급실 현장의 의사들 사이에선 해당 법이 현실화되면 사직을 진지하게 고민해보겠다는 얘기가 새어 나온다. 일각에선 "지옥문이 열린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위 사례의 A교수는 "내가 사직하면 남은 동료들의 업무로딩이 높아지는 게 미안해서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금도 의료진에게 모든 책임이 넘어와 더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본다"며 말했다.익명을 요구한 소아응급 한 교수는 "지금까지는 응급실에서 소아응급을 함께 하는 분위기였지만 앞으로는 소아진료 업무를 맡기면 사직을 택하는 의료진이 늘어 결국 소아응급환자를 치료할 의료진은 씨가 마를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이 내놨다. 복지부 응급의학과 김은영 과장은 "응급환자 거부에 대한 정당한 사유를 어떻게 통보할 것인지 등은 복지부령으로 규정해둔 상태로 현재 규개위 심사 중"이라며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야 의료현장에 적용하는 것으로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2023-05-23 11:44:18병·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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